오늘은 어머니의 생신이시다. 

간만에 8시간의 숙면을 취하고 따스한 햇볕이 내려쬐는 침대에서 일어났는데, 아침부터 어머니의 표정이 좋지 않으시다. 알고보니 서울에 있는 누나가 새벽에 깨워달라고 어머니께 부탁을 했는데 전화를 해 주니 생신은 까마득하게 잊었는지 생신 축하 인사 한번 하지 않은 모양이다. 안 그래도 요즘 누나의 대학원 학비 문제, 지출관리에 대한 개념 상실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시던 어머니이신데 이번 일로 감정의 골은 더 깊어질 것 같다. 

나도 그 정도는 아니지만 꽤나 잘못한 것이 있다. 컴퓨터나 폰에 자동으로 어머니의 음력 생신을 알려주도록 설정이 되어있지만, 정작 내 머리 속에는 정확하게 언제인지는 항상 며칠전에 깨닫는다. 아무리 항상 그 날인 양력이 아닌 음력이라고는 하지만, 관심있게 외우려고 하지 않았던 나를 생각하니 참으로 한심스럽다. 이러고도 아들이라니. 

며칠전 김종국이 출연했던 황금어장을 봤던 것이 생각났다. 거기서 김종국 씨가 한 말을 아직도 기억한다. 암 발병 사실을 아들이 받을 충격 때문에 숨기고 계셨던 어머니를 보면서, 살아계실 때 어머니와 손 잡고 여행도 가면서 효도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했다. 물론 방송을 보기 전에도 김종국 씨 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한 말이다. 그 때 나는 전적으로 동의하면서도 막상 하려면 어떻게 해야되나, 돈도 아직 벌기 전인데, 먼 후의 이야기겠지하며 자꾸 뒤로 미루던 내 모습이 떠올랐다. 

새천년에 가족에 큰 풍파를 맞으면서, 나는 어느 또래 친구들보다 철이 들고 성숙했다고 생각했다. 하지만 이제 성인이 되지만, 아직 철이 들어야 할 아들이 아닌가 싶다.

     
BlogIcon 농우 2008/12/08 08:31      
멋진 아들입니다! 자식들은 모두가 생각이 짧은 불효자들이긴 하지요. 그러나 한발 지나고서라도 그거 생각해서 후회하는 자식이 정말 효자라고 저는 생각하고 산답니다. 그 정도만 돼도 우리 부모들 정말 좋아하실것 같거든요~^^
BlogIcon WEIVES 2009/01/26 15:38    
아하하.. 민망합니다.. ^^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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